얼마 만에 대학로에 방문하는지 모르겠어요.
20대 때는 시험 끝나면 연극 보러 종종 왔었었는데 혜화까지 오는 길이 너무 멀어서 못 오는 시간이 길어지고 코로나 기간도 겹치다 보니 거의 10년이 다 돼가는 것 같아요.
오랜만에 온 대학로를 걸으며 마로니에공원을 살펴보니 예전의 추억이 새록새록 올라오고 대학로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 인거 같은데 그 변화하지 않음이 너무 좋고 반가운 거 있죠
오랜만에 대학로에 왔는데 연극을 보기 전에 무엇을 먹어야 하나, 맛집을 검색해보다가 찾게 된 곳 중에 하나예요.
여러 후보가 있었는데 메뉴 보다가 눈에 띈 '차돌 들기름 국수', '명란 치즈 순두부', '흑임자 크림 수제비'가 먹어보고 싶어서 바로 여기로 픽 했어요!
오이지(oiji)
주소: 서울 종로구 대학로9길 33
혜화역 3번 출구로 나오셔서 '서울종로약국'이 보이는 골목으로 들어오셔서 쭉~ 걸어오시면 오이지를 만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 걸어오는 골목도 작은 한옥마을 같은 갬성이 느껴졌어요.
원래는 웨이팅이 장난 아니다는 후기를 많이 보고 가서 오래 기다릴까 봐 걱정했는데요.
타이밍 좋게 저희가 도착했을 때는 이제 막 식사를 하고 일어난 테이블이 2개 정도 있어서 대기 없이 바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저희가 들어가고 얼마 있지 않아 웨이팅이 시작됐네요 ^^;;
점심시간도 지나고 저녁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3시쯤이었는데 웨이팅이 있다니 놀랐습니다.
원래는 영업시간 중간에 15:00~17:00 사이가 브레이크타임인데 주말에는 브레이크타임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주말에는 점심시간이 지난 후에도 웨이팅이 있는 거 같아요.
메뉴, 내가 선택한 음식
처음에 말한 대로 원래 먹을 메뉴를 정하고 갔었는데요.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중간에 보인 '치즈 김치볼'이 저희를 사로잡았습니다. 2명이서 4가지 메뉴를 먹는 건 무리일 거 같아서 고민고민하다가 '흑임자 크림 수제비', '차돌 들기름 국수' 치즈 김치볼'을 시켰습니다.
#흑임자크림수제비
와... 딱 나오는데 크림의 향이 장난 아닙니다. 느끼한 느낌이 아닌 고소한 느낌의 향이 올라오는데 침이 고였습니다.
흑임자 가루를 쓱쓱 섞어서 한입 먹기 전 젓가락에 묻은 소스를 한입 먹는 순간! 이거다!
너무 맛있었어요~ 크림파스타도 먹다 보면 느끼해지잖아요? 그래서 이것도 자칫하면 느끼해질 수 있을 텐데 흑임자 가루가 고소함을 더해줘서 느끼함을 느낄 새도 없이 뱃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트러블향이 올라오면서 맛의 풍미가 더욱 진하게 느껴졌어요. 크림을 숟가락으로 몇 번을 퍼 먹었는지 몰라요.
#차돌들기름국수
한동안 들기름막국수가 유행을 한 적이 있고 지금도 여전히 맛있게 먹은 음식 중에 하나인데요.
차돌들기름국수는 거기에 면은 살짝 얇고 차돌박이가 들어간 약간의 변형된 음식입니다.
면에서 느껴지는 들기름의 고소함을 한번 느끼고 차돌박이로 면을 싸서 한입에 쏘~옥 넣으면 진짜 맛있습니다.
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또 먹고 싶네요..
#치즈김치볼
치즈 김치볶음밥을 동그랗게 주먹밥 형식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그냥 평범하겠지 생각했는데 웬걸...! 겉이 바삭한 게 닭갈비 같은 거 먹고 철판에 밥 비벼먹을 때 눌린 느낌이 나고 안에는 고들고들 김치볶음밥인데 치즈가 들어있어요. 그런데 신기한 건, 치즈를 너무 많이 넣으면 사실 치즈맛 때문에 밥맛이 잘 안 느껴지는 곳이 있는데 여기는 치즈가 충분히 늘어질 정도로 많이 들어있는데도 김치볶음밥의 맛이 죽지 않고 조화를 이뤘어요. 이것을 잘 선택했다고 느끼는 건! 이 김치볼에 수제비소스를 듬뿍 퍼서 비벼먹으면 조합이 장난 아닙니다.
#비하인드메뉴
인터넷으로 검색할 때는 보지 못한 메뉴가 있는 거예요. '미나리새우전'이라고... 어? 이건 뭐지 신메뉴인가? 우리 왜 못 봤지..ㅠㅠ 하며 김치볼을 먹기 전까지는 메뉴 하나 더 먹을 수 있겠는데? 생각했거든요. 근데 다 먹고 나니 배가 너무 불러서 못 먹겠더라고요... 그런데 알고 봤더니 신메뉴가 아니라 인터넷에도, 현장에도 메뉴가 있는데 인터넷 검색 시 메뉴를 쭉 내려보다가 '더 보기'를 눌러서 내렸어야 하는데 보이는 메뉴가 끝인 줄 알고 더 보기를 안 해서 못 본 거 있죠 ^^:;
혹시 전 좋아하시는 분은 한번 드셔보시고 알려주시면...
전체적인 총평
우선 개인적으로 남들이 다 한다는 웨이팅을 하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어요.(이 부분은 지극히 개인적)
식당 내부도 깔끔하고 예스러움이 현대식으로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는 것 같고 부산스러운 느낌이 아닌 정갈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메뉴도 정말 빠르게 나와서 좋습니다. 패스트푸드도 아닌데 주문하고 대기가 거의 없이 음식이 바로 나와서 좋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음식이 맛있었습니다. 어떠한 맛을 표현하기 위해 자극적인 맛이 들어가 있지 않고 잔잔한데 기억에 남는 느낌의 음식스타일이에요. 나중에 혜화 쪽에 다시 오게 된다면 또 방문하고 싶은 곳입니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요즘 물가가 장난 아닌데, 다른 곳에 비해서 음식이 많이 비싸지도 않고 가격도 좋았습니다.
이렇게 배불리 먹고 크리미널 시즌5를 보러 출발했습니다! 혜화역이랑 가까워서 먹고 10분만 걸으면 소극장에 도착할 수 있어서 연극보고 낙산공원 데이트하러 오시는 분들은 방문하면 좋을 거 같아요.
오늘도 이렇게 좋은 사람과 함께 맛있는 것을 먹은 즐거운 추억을 하나 남깁니다.
happy happ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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